육아휴직이 끝나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어요.
바로 아이와 함께 해외에서 한 달 살기입니다.
20대 초반, 저는 호주에서 약 10개월간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의 경험은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죠.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어린 9살 아이도, 해외에서 딱 한 달만 살아본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아이의 첫 해외 생활,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후보지 선정하기
먼저 여행지 후보로 세 곳을 정했어요.
바로 하와이, 호주, 뉴질랜드였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제외했어요.
그저 관광이 아닌, 현지에서 살아보는 생활을 원했기 때문에
조금은 먼 나라에서 완전히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거든요.
이 세 나라는 모두 현지 학교에 참여하는 ‘스쿨링’이 가능한 곳입니다.
(스쿨링이란, 현지 학생들과 함께 정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말해요.)
하와이: 아름다웠지만 현실적인 제약
하와이는 늘 여름이라 날씨도 좋고, 참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스쿨링 기간과 한국의 여름방학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죠.
상담도 너무 친절하게 해주셨는데, 원하는 학교와 일정이 맞지 않고
비용도 꽤 높은 편이었어요.
다른 곳들도 상담받아봤지만,
숙소 + 학비 + 픽업/정착 지원 등을 묶은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 비용이 높게 책정돼 있었고,
스쿨링이 가능한 공립학교가 있더라도 실제 신청을 해야만 학교 정보를 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학교도 모르고 어떻게 신청을 하지?” 싶었지만,
이 분야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상담만 받고
실제 신청은 나중에 따로 하기도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직접 경험해보니,
유학원에서 고생해서 얻은 정보들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 혼자 알아볼 땐 정말 머리 터지는 줄 알았어요 😂)
호주: 계절은 겨울, 일정은 딱 맞지만…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라 7~8월은 겨울이에요.학사일정이 일년에 텀 1~4로 나뉘는데, 텀3가 한국 초등학교 여름방학과 일정이 잘 맞았어요.
보통 시드니나 브리즈번은 사립학교 중심이고,
멜버른에는 신청할 수 있는 공립학교가 많다고 해서 유학원을 통해 알아봤어요.
브리즈번의 입스위치 그래머 같은 유명한 학교는 학비가 꽤 비쌌고,
멜버른 쪽 공립학교는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유학원과 연계된 학교 중 자리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 신청해보려고 여러 자료를 찾아봤지만,
개인이 신청하기엔 현실적인 장벽이 많았어요.
빅토리아주(멜버른 지역)에서는 많은 문의가 몰리기 때문에,
차라리 모든 절차를 잘 아는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하는 걸 선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여러 학교에 메일도 보내봤지만,
- 스쿨링 신청 사이트 링크만 알려주는 경우 (신청 시 수수료 약 30만 원 발생, 배정 실패 시 환불 불가)
- 아예 에이전트 명함만 보내주는 경우
- 혹은 자리가 없다고 직접 답변 오는 곳도 있었어요.
뉴질랜드: 조건도, 일정도 딱 맞았던 곳
뉴질랜드도 호주처럼 겨울이지만,
한파가 있는 겨울이 아니라 초봄이나 늦가을처럼 비교적 온화한 날씨예요.
게다가 텀3 일정이 한국 여름방학과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타우랑가 지역으로 알아보다가,
결국 오클랜드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장거리 비행 후 바로 도착지라 이동이 편함
- 네이버 카페에서 수수료 없이 학교만 연결해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진심으로 친절하셨어요!)
- 공립학교 스쿨링이며, 한국인은 한 반에 1~2명 정도만 배정됨
- 단기 스쿨링을 통해 장기 유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기회
- 대도시라 에어비앤비 숙소 선택지가 많음
- 렌트카 이용이 편하고,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음
하지만… 원하는 학교는 이미 마감 😢
7월 스쿨링을 목표로 3월 말부터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준비는 아니었나 봅니다.
유학원들과 상담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어머님,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어요”였습니다.
결국 차선의 차선으로 학교를 결정했고,
신청서를 무사히 발송했습니다.
이제 입학증만 받으면,
우리는 7월, 오클랜드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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